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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시드니 웨스트미드 병원 응급실 23시간 대기 실태

출처 · 호주나라hojuhoju· 240 조회

8월 말 어느 오후, 직장에서 일하던 A씨는 갑작스러운 복통과 호흡 곤란으로 거의 서 있기조차 힘든 상태가 됐다. 조기 퇴근 후 집에서 쉬어봤지만 오후 5시가 되자 증상은 더욱 악화됐고, 결국 시드니 웨스트미드 병원 응급실을 찾기로 결심했다.

"아버지가 급히 위층으로 올라오셨는데, 제가 온몸이 땀에 흠뻑 젖어 있는 걸 보셨어요." A씨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하지만 병원에 도착한 그를 맞이한 것은 충격적인 광경이었다. "거의 꽉 차 있었어요. 모든 좌석이 다 찼고, 사람들이 바닥에 쓰러져 있었으며, 서 있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A씨는 그 장면을 "좀비 아포칼립스" 같았다고 표현했다.

A씨는 이후 23시간을 딱딱한 의자에 앉아 기다렸다. 다음 날 오후가 돼도 입원 가능한 병상은 보이지 않았고, 의료진으로부터 신장이 약간 파열됐다는 말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의료진의 만류를 뿌리치고 스스로 퇴원을 결정했다. 그는 당시 의료진으로부터 144명의 환자를 담당하는 의사가 단 3명뿐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달 공개된 보건 통계에 따르면 시드니 최대 규모 병원 중 하나인 웨스트미드 병원은 서부 시드니 지역 내 응급실 대기 시간이 가장 긴 병원으로 나타났다. 제때 치료를 시작하는 환자 비율은 49.1%에 불과해 오번, 마운트 드루이트, 블랙타운 병원보다도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평균 대기 시간은 6시간 30분으로, 뉴사우스웨일스주 평균인 3시간 49분의 거의 두 배에 달한다. 입원 또는 전원까지 걸리는 중간값은 16시간 35분으로, 전년 대비 81분 늘어나 병원 내 모든 지표 중 가장 큰 폭의 악화를 보였다.

호주의사협회(AMA) NSW 지부장 프레드 베트로스 박사는 이 같은 수치가 응급실이 전례 없는 압박을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지난 분기 주 전체 구급차 출동 건수가 39만 5,000건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중증 환자 수도 급격히 늘었다는 것이다. "중증 환자들은 정문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소생실로 들어옵니다. 그러면 덜 긴급하지만 여전히 심각한 상태의 환자들은 더 오래 기다릴 수밖에 없습니다." 베트로스 박사는 일반외과 전문의로서 당직 근무 중 상당한 시간을 응급실 앞에서 기다리는 환자들에게 병상이 없다고 사과하는 데 쓴다고 토로했다.

웨스트미드 병원을 운영하는 서부 시드니 지역 보건구는 해당 병원이 지역 내 3차·4차 의료기관으로서 주에서 가장 바쁜 병원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또한 다른 병원들보다 복잡하고 위중한 환자, 중증 외상 환자, 고급 진단이 필요한 환자를 더 많이 받는다고 밝혔다. 보건구 대변인은 긴 대기 시간이 환자와 가족들에게 고통스러울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며 예상보다 오래 기다린 이들에게 사과했고, A씨에게도 직접 연락해 사과했다고 전했다.

라이언 파크 NSW 보건부 장관은 현재의 대기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고 인정하면서, 노인 요양 및 장애인 지원 제도(NDIS) 대상 환자들이 시설 배치를 기다리며 병원에 머무는 이른바 '병상 막힘(bed block)' 현상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파크 장관은 A씨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사과하기도 했다. NSW 보건부에 따르면 현재 주 전체 응급실 접근 가능 병상의 8분의 1이 노인 요양 또는 NDIS 배치를 기다리는 환자들로 채워져 있으며, 이는 2025년의 약 10분의 1에서 증가한 수치다.

정부는 노인 요양 대응 패키지에 3,570만 달러, 웨스트미드 병원의 병상·인력·서비스 확충에 3,800만 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웨스트미드 병원은 다른 6개 병원에 배정된 1억 3,070만 달러 규모의 단기 입원 병동 확장 사업에서는 제외됐다. 한편 NSW 야당 대표 켈리 슬론은 "정부가 추가 병상을 계속 언급하지만 실제로 제공된 것은 없다"며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연방 보건부는 올해 1월 체결된 재정 협약을 통해 전국적으로 250억 달러의 추가 병원 재정이 지원됐으며, 이 중 NSW에는 5년간 65억 달러가 배정됐다고 밝혔다. 또한 연방 정부가 노인 요양을 위해 별도로 20억 달러를 제안했으나 각 주 정부가 이를 거부하고 병원 시스템에 직접 투입하는 방식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베트로스 박사는 서부 시드니가 호주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 중 하나임에도 병원 수용 능력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는 이미 더 이상의 수요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그는 2027년 3월 NSW 주 선거를 앞두고 병원 대기 시간이 핵심 선거 이슈로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A씨는 현재 약물 치료로 통증이 다소 완화됐지만 아직 정확한 진단을 받지 못한 채 전문의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병원 시스템처럼 기본적인 것조차 고치지 못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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