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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일하면 연금이 깎인다… 호주 고령층, 노령연금 제도에 반발

출처 · 호주나라hojuhoju· 94 조회

호주에서 은퇴 연령을 넘긴 뒤에도 생계를 위해 계속 일하는 고령층이 늘고 있는 가운데, 근로소득이 생기면 노령연금이 삭감되는 현행 제도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있다.

브리즈번 남부의 한 슈퍼마켓에서 일하는 71세 피터 깁니(Peter Gibney) 씨는 그 현실을 직접 체감하고 있는 당사자다. 그의 아내 역시 교사 보조원으로 근무 중이다. 두 사람이 은퇴 후에도 계속 일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주택담보대출 상환과 일상적인 생활비를 감당하려면 근로소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득이 일정 기준을 넘으면 노령연금이 줄어드는 구조 탓에, 일을 더 할수록 오히려 손해를 보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현행 제도에 따르면, 다른 소득이 없는 독신 수급자는 2주 동안 526달러까지 근로소득을 올려도 연금이 삭감되지 않는다. 부부가 모두 근로소득 공제 대상에 해당할 경우에는 합산 996달러까지 허용된다. 이 기준을 초과하는 순간부터 연금액이 줄어드는 구조다. 깁니 씨 부부처럼 두 사람 모두 일하는 경우, 각자의 소득이 합산되면 기준선을 넘기가 어렵지 않아 연금 삭감을 피하기 쉽지 않다.

이처럼 은퇴 후에도 일을 이어가는 고령층은 생각보다 많다. 고령자 단체 COTA에 따르면, 현재 67세 이상 호주인의 약 15%가 여전히 노동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이는 2021년의 11%에서 눈에 띄게 증가한 수치다.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여가 꾸준히 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들이 일을 계속하는 이유가 단순히 경제적 필요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고령자 단체들은 사회적 관계 유지와 정신건강 측면에서도 고령층에게 일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한다. 직장을 통해 사람들과 교류하고 사회와 연결되는 경험이 노년기 삶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현행 제도는 일을 하면 연금이 줄어드는 구조여서, 고령층이 스스로 노동시장에서 물러나도록 유도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호주상공회의소는 고령층의 노동시장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구체적인 제도 개선안을 제시했다. 현재 2주당 300달러인 근로소득 공제액을 600달러로 두 배 인상하자는 것이다. 공제 한도가 높아지면 연금 삭감 없이 더 많은 소득을 올릴 수 있어, 고령층이 부담 없이 일을 계속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는 논리다.

고령자 단체들 역시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한목소리로 강조하고 있다. 경제적 이유든 사회적 이유든, 일하고 싶은 고령층이 불이익 없이 노동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고령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는 호주에서, 이 문제는 개인의 사정을 넘어 사회 전체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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