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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 소비 감소 속 유흥업소들 '체험 경제'로 활로 모색

출처 · 호주나라hojuhoju· 12 조회

퀸즐랜드 중부의 한 펍, 습한 평일 저녁임에도 밝은 색상의 운동복을 입은 젊은이들로 가득 찼다. 이들은 매주 열리는 런 클럽 행사에 참가한 뒤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이 펍을 찾아 스테이크와 샐러드로 허기를 채우고 있었다. 그 중 26세의 한 참가자는 "건강을 즐기다 보니 음주가 내 삶에 맞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며 현재 주당 음주량이 거의 0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선택이 아닌 세대적 흐름을 반영한다. 플린더스 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Z세대는 베이비붐 세대에 비해 음주를 선택할 가능성이 20배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변화는 호주 유흥업계 전반에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퀸즐랜드주 최초의 나이트라이프 경제 커미셔너인 존 콜린스는 "젊은이들이 건강해진 것은 좋은 일이지만, 그만큼 바에서 소비하는 금액이 줄었다"고 현실을 짚었다. 록밴드 파우더핑거의 베이시스트 출신인 그는 보험료, 공급 가격, 인건비 상승으로 사업 비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부 업주들은 새로운 방식으로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런 클럽 행사를 월 1회 자신의 펍에서 개최하는 한 업주는 "우리는 전통적인 시골 스타일의 펍이라 예전에는 접근하지 못했던 고객층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행사에는 매번 최대 100명의 젊은이들이 몰린다고 그는 전했다.

이처럼 유흥업계가 주목하는 전략이 바로 '체험 경제(experience economy)'다. 1998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처음 소개된 이 개념은, 기업이 단순히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것을 넘어 기억에 남는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퀸즐랜드 대학교 소비자 행동 전문가인 펠릭스 셉티안토 부교수는 "맥주나 와인은 어디서든 살 수 있다. 사람들이 특정 장소를 선택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라고 반문하며, 고객들은 주문한 음료보다 이벤트나 경험을 더 오래 기억한다고 강조했다.

셉티안토 부교수는 특히 지역 업소들에게 이 전략이 더욱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인구 기반이 작은 지역에서는 새로운 고객을 끊임없이 유치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다양한 활동과 경험을 제공해 기존 고객이 반복 방문할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도 업계 변화에 큰 몫을 했다. 퀸즐랜드주 나이트라이프 경제 커미셔너의 '문사이드 보고서'는 코로나 봉쇄 이후 달라진 고객 행동 패턴을 업계 침체의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지목했다. 록햄프턴의 한 나이트클럽을 운영했던 관계자는 팬데믹 이전 도심에서 금요일과 토요일 밤마다 수천 명이 거리로 나왔던 활기찬 분위기를 회상하며, 봉쇄 이후 젊은 층의 외출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그가 운영하던 나이트클럽도 올해 초 문을 닫았다. 그는 "코로나는 사람들이 외출을 바라보는 방식과 문화 전반을 완전히 리셋시켰다"며, 앞으로는 특정 음악과 문화, 분위기를 중심으로 한 소규모 팝업 이벤트가 미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해안 도시 예푼의 한 레스토랑은 드래그 퀸 나이트라는 독특한 서브컬처 이벤트에 집중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 업주는 "우리 사업에 정말 놀라운 효과였다. 매번 매진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격월 행사는 6년째 이어지고 있으며, 지역 사회에서 독특한 이벤트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지역 사회의 지지와 함께하는 자신감이 정말 대단했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음주 문화의 변화, 팬데믹 이후 달라진 외출 패턴, 그리고 치솟는 운영 비용이라는 삼중고 속에서도 호주 유흥업계는 체험 중심의 새로운 모델로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단순히 술을 파는 공간에서 벗어나, 고객에게 기억에 남는 경험을 선사하는 공간으로의 전환이 업계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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