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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난에 문 닫는 정육점…호주 전역 '정육사 부족' 심각

출처 · 호주나라hojuhoju· 139 조회

퀸즐랜드 누사에서 20년 넘게 정육점을 운영해 온 스티브 영(Steve Young) 씨가 소매 매장 문을 닫기로 결정했다. 이유는 단 하나, 함께 일할 숙련된 정육사를 구할 수 없어서다. 그의 사례는 호주 전역에서 갈수록 심각해지는 정육사 인력난의 단면을 보여준다.

영 씨는 2005년 인근 테완틴(Tewantin)에 첫 매장을 열며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20여 년에 걸쳐 사업을 키워 현재는 퀸즐랜드 전역의 IGA 슈퍼마켓에 육류를 공급하고, 최근에는 뉴사우스웨일스주로도 납품 범위를 넓혔다. 여기에 새로 체결한 계약으로 22개 매장에 소시지 등 가공육 제품을 추가 공급하게 됐다. 사업 규모는 계속 성장하고 있지만, 정작 매장을 운영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지금 소매 매장에는 정육사가 두 명밖에 없어요. 원래라면 정육사 네 명에 카운터 직원도 두 명은 있어야 하는데, 완전히 바닥을 쳤습니다." 영 씨는 현재 상황을 이렇게 표현했다. 구인 공고를 내도 연락조차 없거나, 면접을 보겠다고 해놓고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했다. "전화도 하고 문자도 보내는데 절반은 아예 답이 없어요. 겨우 연락이 닿아서 면접 약속을 잡아도 그냥 안 오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것은 지역 특성이다. 누사는 호주에서도 손꼽히는 고가 주거 지역으로, 직원들이 감당할 수 있는 주거비 수준을 훌쩍 넘는다. 숙련 인력을 구하기도 어려운데, 구한다 해도 생활비 문제로 정착하기 힘든 구조다. 여기에 수년간 도제 수련생(apprentice) 수가 줄고 동네 정육점들이 하나둘 사라지면서 업계 전체의 인력 풀 자체가 쪼그라들었다.

실제로 퀸즐랜드 소매 육류 업계에서는 최근 몇 달 사이 잇따라 폐업 소식이 전해졌다. 8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던 잭 퍼셀 미츠(Jack Purcell Meats)가 지난 7월 문을 닫았고, 3대째 이어오던 빅 건 미츠(Big Gun Meats)도 최근 영업을 종료했다. 이는 단순한 개별 사업체의 폐업이 아니라, 업계 전반의 구조적 위기를 반영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호주 육류산업협의회(Australian Meat Industry Council) 팀 라이언(Tim Ryan) 최고경영자는 정육사 부족이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인력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인력 부족이 정육점의 성장을 가로막고, 도제 교육을 어렵게 하며, 고객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게 만드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주 정부도 이미 2021년부터 정육사를 공식 부족 직종으로 지정한 상태다.

한편, 선샤인 코스트 마루치도어(Maroochydore)에서 130명의 직원을 두고 대형 정육점을 운영하는 마틴 페네이(Martin Pennay) 씨는 해외 인력 채용이라는 돌파구를 찾았다. 그는 국내에서 구하기 어려운 인력을 비자 프로그램을 통해 해외에서 데려오고 있으며, "비자 근로자들이 매우 잘 적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일부 업주들은 해외 채용을 통해 인력난을 타개하려 하고 있지만, 모든 사업체가 이 방식을 택할 수 있는 여건은 아니다.

영 씨는 소매 매장 폐쇄가 "매우 힘든 결정"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매장 폐쇄가 사업 실패 때문이 아니라는 점이다. 충성스러운 단골 고객들이 있고, 도매 사업은 오히려 성장하고 있다. 직원 중 일자리를 잃는 사람도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십 년간 지역 주민들과 함께해 온 소매 매장의 문을 닫아야 한다는 사실은 그와 아내 스테이시에게 큰 상실감으로 다가온다. "성공적으로 운영되던 소매점을 단지 직원을 구할 수 없다는 이유로 닫아야 한다는 게 정말 가슴 아픕니다." 영 씨는 앞으로 도매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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