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하버 브리지 건설 역사 현장, 10억 달러 규모 에너지 사업 격전지로

시드니 하버 브리지 교각 건설에 쓰인 시멘트를 공급했던 역사적 현장이 10억 달러 규모의 폐기물 처리 시설 건설을 둘러싼 갈등의 중심에 섰다.
에너지 기업 세나젠(Cenagen)은 NSW주 머지(Mudgee) 인근 옛 캔도스 시멘트 공장(Kandos Cement Works) 부지에 대규모 폐기물 가스화 처리 시설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 시설이 승인될 경우 연간 45만 톤의 매립 예정 폐기물을 처리하게 되며, 시드니와 주요 지역 도시에서 하루 1,000톤의 폐기물이 철도를 통해 이 부지로 운반될 예정이다.
세나젠이 제안한 기술은 밀폐된 시스템 안에서 폐기물을 최대 섭씨 1,000도의 고온과 저산소 환경에 노출시켜 수소,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합성가스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생산된 화학물질은 연간 9만 1,000톤의 메탄올 제조에 활용되며, 이 메탄올은 운송 분야에서 화석 연료를 대체하는 저탄소 연료로 사용될 계획이다.
그러나 NSW 주정부는 이 사업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페니 샤프(Penny Sharpe) 환경부 장관은 해당 사업이 에너지-폐기물 전환(energy-from-waste) 프레임워크에 해당하며, 따라서 캔도스 지역에서는 건설이 금지된다고 밝혔다. NSW의 에너지-폐기물 전환 프레임워크는 에너지 회수를 수반하는 열처리 방식의 폐기물 처리를 파크스(Parkes), 웨스트 리스고(West Lithgow), 타라고(Tarago), 토마고(Tomago) 등 주 전역 4개 지정 구역 내에서만 허용하고 있다. 환경보호청(EPA) 대변인은 "캔도스는 해당 프레임워크상 승인된 구역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EPA는 2024년 8월과 2026년 7월 두 차례에 걸쳐 세나젠 측과 면담을 진행했으며, 두 차례 모두 이 사업이 에너지-폐기물 전환 프레임워크로 인해 금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반면 세나젠의 제이슨 오설리번(Jason O'Sullivan) 최고경영자는 이 같은 정부 입장에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우리는 에너지-폐기물 전환 시설이 아니다"라며 "우리 기술은 에너지-폐기물 소각로처럼 연소에 의존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문제는 결국 법령 해석의 문제로 귀결될 것"이라며 "우리는 구역 변경 없이도 금지 조항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양측의 견해 차이가 언젠가는 공식적으로 해결돼야 할 것이라면서도 자사의 입장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현재 세나젠은 NSW 계획부에 스코핑 보고서를 제출한 상태이며, 보고서 공개를 기다리고 있다.
이 사업을 둘러싼 갈등은 지역 사회 내부에서도 찬반 분열을 낳고 있다. 제안 부지에서 약 5킬로미터 떨어진 릴스톤(Rylstone)에서 55헥타르 규모의 와이너리를 운영하는 윌 드 보레페르(Will De Beaurepaire) 대표는 이 시설이 지역 관광 산업을 망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사업자 측은 배출량이 최소화된다고 하지만, 그것이 배출이 전혀 없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이 지역은 이미 일자리가 있고 죽어가는 마을이 아니다. 엄청난 위험이 따른다"고 말했다. 또한 "규제 당국이 이미 이 지역에서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면, 우리는 이 논쟁 자체를 할 필요도 없다"고 강조했다. 옛 시멘트 공장에서 약 1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사는 캔도스 주민 마렐라 해리스(Marella Harris)씨도 "이 지역이 쓰레기 마을로 분류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한편 사업 찬성 측에서는 지역 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역 역사가 버즈 샌더슨(Buzz Sanderson)은 이 사업이 2011년 시멘트 공장 폐쇄로 64명이 일자리를 잃은 이후 지역 사회에 생긴 공백을 채울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캔도스는 시드니와 NSW주 건설에 큰 유산을 남긴 곳"이라며 "이 사업이 승인된다면 정말 놀라운 일이 될 것이다. 예전 시멘트 공장이 있을 때와 비슷한 규모의 고용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사업이 승인될 경우 최대 350개의 정규직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옛 캔도스 시멘트 공장은 1928년부터 1932년까지 시드니 하버 브리지 교각 건설에 사용된 시멘트를 공급한 역사적 장소로, 2011년 폐쇄 이후 건물은 철거됐으며 일부 기계 장비는 현재 마을 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이 역사적 부지의 미래를 둘러싼 정부와 사업자 간의 법적·행정적 다툼, 그리고 지역 주민들의 찬반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