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약물 관련 저널 ‘Journal of Psychopharmacology’에 게재된 호주 약물폐해 순위 연구(Australian Drug Harms Ranking Study)에 따르면 호주에서 알코올로 인한 경제적 부담은 연간 68억 달러로 추정된다. 이는 메탐페타민의 50억 달러에 비해 훨씬 높은 비용 부담이다.
술은 7종류의 암을 포함해 60여 신체 진환과 관련이 있다. 특히 우울증, 불안 증세, 뇌 손상 비율이 높다. 보노모 부교수는 “알코올에 중독되면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거나 가족 및 대인관계가 파탄 나는 등 여러 유형의 것들을 잃게 된다”면서 “처음으로 우리 연구팀은 술과 그로 인한 모든 피해를 조사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 알코올 중독자의 파트너 여성은 가정폭력을 당할 위험성이 가장 높았으며 남성들 또한 이들로 인해 피해를 입을 위험이 높았다. 과도하게 술을 마시는 부모와 함께 사는 아동들 또한 신체발달 및 정신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받는 등 오랜 기간 외상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 사망 위험을 기준으로 할 때는 중독성이 강한 합성 오피오이드(synthetic opioid) 제품군인 펜타닐(fentanyl)이 가장 위험한 약물로 꼽혔으며 헤로인, 크리스탈 메탐페타민이 그 뒤를 이었다.
연구진들은 호주 사람들의 펜타닐 복용이 미국 및 일부 국가들에 비해 낮은 복용 비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향후 이의 복용이 증가할 것으로 우려된다는 점에서 단속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약 및 알코올 서비스 기구인 ‘터닝 포인트’(Turning Point)의 임상심험 책임자인 매튜 프레이(Matthew Frei) 박사는 “호주 문화에서 알코올은 법적 규제에 해당하지만 사람들은 이의 위험을 과소평가한다”고 지적했다.
“메탐페타민이나 헤로인 같은 불법 마약과 달리 술은 대부분의 호주인들이 거의 모든 유형의 사회생활에서 자주 마신다”고 설명한 프레이 박사는 결국 사람들이 위험한 약물에 대해 생각할 때 TV 뉴스 등에서 보았던 불법 약물 복용자들처럼 행동하게 되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불법 마약에 중독되어 폭력적으로 변하는 것처럼 술 또한 마찬가지“라고 우려했다.
다만 프레이 박사는 “음주의 위험에 대한 인식이 지난 20여년 사이 지속적으로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멜번의 알코올 중독자 리치만씨는 지독한 중독으로 인해 지난 2015년 딸의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한 것을 가장 후회한다며 “딸의 특별한 날에 함께 할 수 없었다는 것이 너무도 부끄럽다. 이는 지금도 내게 가장 아픈 상처로 남아 있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1년 후, 그는 멜번 남동부, 세인트 킬다 이스트(St Kilda East)의 알코올 중독자 재활치료 서비스 기관인 ‘Windana’를 찾아갔다. 그해 12월부터 그는 마약과 술을 끊고 매주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리치만씨는 이곳에서의 재활치료에 대해 “나와 같은 상황,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또 서로를 지지하며 도움을 받는 것”이라며 약물중독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이들을 돕는 그룹의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
“30년 이상 알코올 중독에 시달렸더라도 올바른 지원을 받는다면 충분히 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그는 “사람들은(약물중독자 재활기구 관련자들) 내 인생의 가장 어두운 시기에 나를 도왔고, 이제는 그 도움을 내가 다른 이들에게 베풀겠다”고 앞으로의 희망을 피력한다.
■ 약물 복용에 따른 위험성
(0-100을 기준으로 한 위험도)
-Alcohol : 77
-Crystal meth : 66
-Heroin : 58
-Fentanyls : 51
-Cigarettes : 32
-Methadone : 31
-Presc opioids : 30
-Solvents & fuels : 31
-Synth cannabis : 26
-Amphetamine : 26
-Cocaine : 25
-Buprenorphine : 23
-Cannabis : 17
-Benzodiazepines : 16
-GHB : 13
-PIEDs : 12
-Ketamine : 9
-Ecstacy : 7
-Anti-psychotics : 7
-LSD & mushrooms : 5
-ENDs : 3
-Kava : 3
Source : The Australian Drug Harms Ranking Study
김지환 객원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