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감염된 재계 의(패션)·식(외식)·주(호텔)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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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다가왔다.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의(패션)·식(외식)·주(호텔) 관련 사업 분야가 전례 없는 위기를맞고 있다.
한때 더없는 호황을 누리던 업종이었다. 하지만 최근 제각각의 이슈로어려움을 겪어 오다가 코로나 사태라는결정타를 맞고 그로기 상태에 빠졌다.
호텔업은 관광객 감소로 개점휴업 상태에놓인 지 오래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외출이 줄면서 패션업체와 외식업체도 고전을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끝 모를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사업 철수를 결정하거나 도산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호텔업계, 영업 중지·도산·폐업 속출
한때 몰려드는 중국인 관광객으로 행복한 비명을 지르던 호텔업계는 현재 벼랑끝에 몰린 상황이다.
사드 사태로 관광객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코로나 사태까지 겹치면서 심각한 경영난에 휩싸였다.
실제 한국호텔업협회의 ‘코로나19 피해관련 호텔업 현황 조사’에 따르면 국내호텔의 6월 예상 객실판매율은 24.4%에불과했다.
전년 동기 객실판매율인 73.6%과 비교해 3분의 1 토막이 난 것이다. 이때문에 현재 휴업을 넘어 폐업까지 결정하는 호텔이 속출하고 있다.
서울 중구의 3성급 호텔 ‘에이퍼스트호텔 명동’이 대표적이다.
올해 5월31일을 마지막으로 이 호텔은 영업을 종료했다.
2016년 11월 오픈한 이 호텔은 코로나사태로 인한 숙박객 감소로 올해 4월부터휴업에 들어갔고 임대차계약이 만료된 시기에 맞춰 문을 닫았다.
호텔 리조트 전문위탁운영회사 에이치티씨(HTC)도 올해 3월26일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1997년 설립된 지 23년여 만이다.
외국인 이용 비율이 높은 4성급 이하 호텔 중 다수가 현재 숙박객 감소로 영업 중지를 결정한 상태다.
‘소테츠호텔즈 더스프라지르 호텔’ 서울 명동점과 동대문점은 올해 4월부터, 서울 중구의 ‘써미트호텔’은 5월부터 숙박객을 받지 않고 있다.
이 밖에 을지로의 크라운파크호텔서울과 라마다 앙코르 서울 동대문, 베니키아 프리미어 호텔 동대문, 여의도 호텔 등도 한시적으로 영업을 중단했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호텔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객장 및 일부 시설 휴장과 직원휴직 등 비용 절감을 위한 자구책을 내놓는 호텔도 늘고 있다.
SK네트웍스가 운영하는 그랜드워커힐서울은 올해 3월부터한 달 휴업을 결정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도 더플라자는 뷔페레스토랑 주중 운영을 일시 중단하고, 유급휴직과 임원 임금 삭감 등으로 허리띠를 졸라맸다.
최근엔 국내 호텔업계 1위인 호텔롯데가 경영난으로 2004년 이후 처음으로 명예퇴직을 결정키도 했다.
외식업체, 사업 철수 및 매각 행렬
1인 가구 증가로 내식(內食) 비중이 커지면서 어려움을 겪어온 외식업체들도 코로나 사태 이후 사업을 포기하는 경우가생겨나고 있다.
실제 삼양그룹은 올해 4월패밀리 레스토랑 브랜드인 세븐스프링스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2006년 세븐스프링스를 인수하며 외식업에 진출한 지 14년여 만이다.
삼양그룹이 밝힌 사업 철수의 배경은 실적 부진이다.
실제 세븐스프링스를 운영했던 삼양에프앤비는 지난해2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MP그룹은 최근 유동성 문제와 악화된업황 등을 이유로 미스터피자를 M&A(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내놨다.
미스터피자는 한때 국내를 대표하던 피자 프랜차이즈였지만 현재는 생존조차 장담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불안정한 업황에 코로나 사태가 더해져 불확실성이 커졌기때문이다.
현재 예비입찰에 국내 식품업체 4~5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미스터피자가 급매물로 나온 만큼 몸값을제대로 쳐줄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신세계푸드와 CJ푸드빌도 최근 M&A시장에서 매각설이 돌았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신세계푸드와 CJ푸드빌이 보유한 뚜레쥬르 매각을 검토 중이라는 내용이었다.
양사는 공시를 통해 매각설을일축했다.
이들 회사가 매각설에 휩싸인이유는 경영난 때문이다.
계절밥상과 빕스, 뚜레쥬르를 운영하는 CJ푸드빌의 연결기준 매출은 지난해 8903억원까지 감소했다.
계절밥상과 빕스의 점포 수도2017년 55개와 81개에서 지난해 각각 15개와 41개로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신세계푸드도 비슷한 상황이다.
외식브랜드의 수익성은 계속 악화하고 있다.실제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한식 뷔페올반은 론칭 6년 만에 3개 지점만 남기며몸집을 줄였다.
또 코로나 사태 이후 어려움을 겪어오던 제주국제공항 내 5개의 식음료 매장 사업권도 올해 6월30일자로 반납하기로 했다.
어려움을 겪는 건 이들 회사만이 아니다. 롯데리아와 엔제리너스,TGI프라이데이스 등을 운영하는 롯데지알에스도 올 1분기에 88억원의 순손실을기록했다.
패션업계, 메가 브랜드 사업 철수에 화들짝
패션업계도 ‘사회적 거리 두기’의 영향으로 외출이 줄어들면서 어려움에 직면했다.
업계 선두 기업들이 사업 철수 등 연이은 고강도 대책을 내놓으면서 업계 전반에 걸친 연쇄 사업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 삼성물산패션부문은 최근 빈폴스포츠 사업을 정리하고, 빈폴액세서리도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빈폴스포츠는 일상에서 입을 수 있는스포츠웨어로 침체된 아웃도어 시장의 틈새를 노린 브랜드다.
지난해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며 시장에 안착하는 듯했지만코로나 사태로 인해 패션사업이 어려워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실제 올 1분기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31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이런 가운데 빈폴스포츠가 정리 대상에 선정된 건 매장 수가 많아 비용 측면에서 효율성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LF그룹도 강도 높은 사업 구조조정 가능성을 밝힌 상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과 마찬가지로 경영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됐기 때문이다. LF는 올 1분기에 2847억원의 매출과 13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5%가량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반 토막이 났다. LF그룹은 매장 효율화를 통한 안정화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대표 브랜드인 닥스나 헤지스 오프라인 매장도 사업성이 나오지않을 경우 축소를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중견 패션기업들도 예외는 아니다.
한세실업은 현재 캐주얼 브랜드 ‘FRJ’의매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전문기업인 한세실업은 2015년 FRJ를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성인의류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후FRJ의 외형을 300억원대로 키워냈지만ODM이라는 생산방식에 발목이 잡혔다.
총 매출의 90%가 수출에서 나오는 사업의 특성상 코로나 사태의 직격탄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패션업계에서는 올 하반기 연쇄적인 브랜드 정리가 이뤄질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메가 브랜드인 빈폴스포츠를 철수하기로 한 이후 업계에선 위기감이 고조된 상황”이라며 “지금의 위기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생존가능성이 큰 브랜드위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수밖에없다는 인식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에서 살아남기 위해 판매 창구를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전하는 작업이 패션업계 전반에서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송응철 기자
©한국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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