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 음식 사업 4대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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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점포·배달 가능한 간편식·IT와 융합·지역사회 상생이 핵심
2019년 말 여의도 증권가에 350평 규모의 푸드코트가 야심 차게 오픈했지만, 얼마 가지 못하고 문을 닫아야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손님이 뚝 끊겼기 때문이다.
베테랑 외식 사업가가 구원투수로 나섰다. 그는 그동안여러 곳의 폐업 점포를 다시 살린, 그야말로 외식업계에서는 전설과도 같은 창업가여서 기대가 컸다.
2개월이 지난 지금 상황은 어떨까. 예상과는 달리 오픈 효과는 미미했다. 통상 음식점이 문을 열면 속칭 ‘오픈발’을 받아처음에는 문전성시를 이루기 마련이다. 더군다나 여의도는 오피스 거리다.
여의도 대형 푸드코트가두 달 만에 문 닫은 이유
웬만하면 점심과 초저녁 고객이 많은 편이다.직장인들이 즐길 만한 가성비 높은음식점도 많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외의 결과였다.
이렇듯 자영업 시장이 생각 이상으로 심각하다.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로는 한계상황에 도달했다.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으로 앞으로 상황은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예상된다.
하지만 죽으란 법은 없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위기를 헤쳐 나가는 사람들이 자영업시장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코펜하겐의 노마(Noma)식당은 덴마크에서 유일한 미슐랭 2스타 레스토랑이다.가재와 대구 등 북유럽 식재료를 이용해특색 있는 ‘뉴 노르딕’ 요리를 만들어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었다.
그런데 지난 7월 노마식당의 르네 레제피(Ren Redzepi)셰프는 자신의 레스토랑을 햄버거 가게로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여기에서 식사를하려면 적어도 3개월 전에는 예약해야 할만큼 잘되던 곳이다.
레제피는 여행자를위한 요리를 포기하고 현지인들에게 저렴한 음식을 판매하는 것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중국에서 유일하게 중국요리로 미슐랭3스타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신롱지(XinRong Ji)도 최근 요리를 버리고 민어국수를 주 메뉴로 한 작은 식당 브랜드 샤오롱구안(Xiao Rong Guan)을 열었다.
앞서 언급한 두 가지 사례를 보면 코로나 이후를 대비할 음식점의 방향, 몇 가지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하나는 요리보다 가성비 높고 테이크아웃이 가능한 패스트푸드로 대체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는대형 음식점들이 점포 크기를 줄이고 있고, 셋째는 야생동물과 관련된 메뉴를 기피하고 있다는 점이다.
모두가 코로나19사태 이후를 대비한 전략이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최근 다양한 실험이진행되고 있다. 하나의 음식점이 위기를
극복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상권 단위로 대응하고 있는 점이 우선 눈에 띈다.
도쿄에서도 이름난 긴자(銀座) 상권에서는현재 12개 점포가 협력해 야외에 공용 테라스를 열었다. 어떤 식당에서 주문을 해도 공용 테라스에서 대기 중인 손님에게갖다주는 시스템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인해 인근 유휴지를 활용하는 모델이다.법적인 문제가 있지만 지자체가 일시적으로 허가했다. 이 모델이 성공하면 지자체도 장기로 활용할 수 있는 유휴지를 제공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디지털과의 융합을통한 서비스 모델이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본비반트(Bon Vivant)’의 비즈니스 모델은 앞으로음식점이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다. 먼저 키친스튜디오에서 셰프가요리를 한다. 그 장면은 세 가지 채널을 통해 고객에게 전달된다.
시험적인 비즈니스 모델잇달아 선보여
첫 번째 채널은 인도어 채널이다. 요리를 하는 장소에서 함께 어울리며 식사하는형식이다. 메뉴는 매일 앱을 통해 미리 공개되기 때문에 관심 있는 사람은 현장을찾으면 된다.
두 번째 채널은 줌(ZOOM)을통한 원격 화상 채널이다. 유명 셰프의 요리를 따라 하고 싶은 가정이 구독한다. 가입자는 실시간으로 셰프에게 지도를 받으면서 요리할 수 있다.
이형석 한국사회적경영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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