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라인 바꾸며 대접받던 호주 아파트 ‘찬밥 신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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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호주 주요 도시의 스카이라인을 바꿔놓으며 기세 좋게 들어서던 아파트들이 얼어붙는 시장에 점차 찬밥 신세가 되고 있다.
거래량이 지난 2014년과 2015년 정점을 찍은 뒤 현저히 감소하면서 가격도 하락세며, 전망도 부정적인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국제 컨설팅 회사인 ‘BIS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최근 호주 최대 도시 시드니의 아파트 중간값은 2018-19회계연도(2018·7~2019·6)에 2%, 2019-20회계연도에 3% 각각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자산운용사인 AMP 캐피털도 시드니와 2대 도시 멜버른의 아파트 가격이 15~20% 하락할 것으로 점쳤다.
과잉공급 우려에도 시드니의 고층 아파트 건축에 투입되는 크레인 수는 다른 주요 도시들과 달리 계속 느는 것도 우려를 키우는 부분이다.
멜버른의 경우 2011년 이후 매입된 아파트 분양권은 절반 이상이 손실을 보거나 겨우 본전 정도로 다시 팔렸다.
아파트 가격 하락은 호주 동부의 3대 도시인 브리즈번에서 두드러진다.
브리즈번 아파트 가격은 향후 3년간 하락이 이어져, 분양권의 경우 적어도 2020년까지 가격은 최대 15% 떨어질 것이라고 일간 디 오스트레일리언이 13일 전했다.
예를 들면 준공을 앞둔 브리즈번 중심상업지구 내 방 2개짜리 아파트는 처음에 52만 호주달러(4억7천만원)에 나왔으나 현재 48만 호주달러(4억3천500만원)로 떨어졌다. 또 다른 아파트는 5년 전 거의 48만2천 호주달러에 거래됐으나 현재 가격은 44만 호주달러 수준이다.
브리즈번의 도심지구 내 아파트 분양권 거래도 지난해 4분기에는 1천600건 이상이었으나 올해 2분기에는 약 300건으로 감소했다.
아파트 가격 하락은 과잉공급과 더불어 각종 악재가 이어진 탓이다.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세금이 추가되는 한편 투자 심사가 강화되고, 중국 정부도 자국인들의 외국 투자에 대한 규제에 나섰다.
호주인 투자자들도 부동산 대출이 급증하는 데 따른 정부의 은행 대출 규제로 타격을 받았다.
지난주 호주중앙은행의 필립 로 은행장은 브리즈번의 부동산 시장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특히 신축 아파트의 큰 폭 증가에 따른 가격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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