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교사의 원주민 제자 사랑…40년 후 알찬 결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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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약 40년 전 호주의 한 교사가 가난한 원주민 학생을 배움의 길로 안내한 것이 알찬 열매를 맺고 있다.
당시 도움을 받은 원주민 학생들이 커서 장학재단을 만들고 지금까지 300명 이상의 원주민 학생들에게 좋은 환경에서 배울 기회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9일 호주 ABC 방송에 따르면 퀸즐랜드 남동부의 한 초등학교 교사인 로즈메리 비숍은 약 40년 전 원주민인 6학년 학생 웨이벌리 스탠리를 주목했다.
스탠리는 반장과 함께 크리켓팀 주장을 맡으며 특별한 재능을 보였지만 작은 마을 특성상 공부를 더 하거나 일자리를 얻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비숍 교사는 명문 기숙학교인 타움바 그라마 스쿨의 교장에게 스탠리를 장학생으로 받아줄 수 있는지 문의했다.
1주일 후, 스탠리는 스포츠 장학생 자격을 받았고 이 학교에서 고등학교까지 6년의 과정을 마칠 수 있었다.
스탠리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비숍 교사에게 진심에서 우러나온 감사 편지를 보냈고, 비숍 교사는 여전히 이 편지를 소중히 보관하고 있다.
스탠리는 이 편지에서 “당신을 선생님 겸 친구로 둘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 내 삶에 보내준 선생님의 헌신은 항상 내 마음속에 있을 것”이라고 썼다.
스탠리는 자신이 받은 혜택을 다른 원주민 학생들에게도 물려주기를 원했고, 마침내 2005년 원주민 어린이들을 위한 장학재단 ‘얄라리'(Yalari)를 설립했다.
이는 컨트리 가수 출신인 아내 를루 멀린스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장학재단을 만들고는 가장 먼저 옛 스승에게 전화했고, 장학금 명칭에 그녀의 이름을 쓸 수 있는지를 물어 허락을 받아냈다.
원주민 말로 ‘어린이’를 뜻하는 얄라리 재단은 설립 이듬해 3명을 기숙학교에 보낸 것을 시작으로 올해에는 모두 172명의 원주민 어린이들을 기숙학교에 보냈다.
이 재단의 장학제도는 약 30개의 사립학교의 지원을 받아 지금까지 오지의 원주민 어린이 300명 이상을 기숙학교에 보내면서 가장 성공적인 원주민 교육프로그램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스탠리 부부는 사실상 이들 학생의 양부모 역할도 맡고 있다.
비숍 교사는 “난 단지 스탠리에게 기회를 주었을 뿐이고 그가 잘해냈다”며 “그가 내 이름으로 된 장학금을 만든다고 했을 때는 너무 감동해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원주민 어린이 장학재단을 운영하는 웨이벌리 스탠리(오른쪽) 부부 [출처: 장학재단 ‘얄라리’ 홈페이지]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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