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휘젓는 ‘면책 특권’ 맹견…호주 피해여성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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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호주 주재 미국대사관 소유 주택에 사는 개가 4살 소녀 등을 상대로 수차례 공격했으나 사실상 ‘면책 특권’의 보호를 받고 있어 피해 주민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호주 지방당국은 뾰족한 수가 없다고 손을 놓고 있고 중앙정부는 묵묵부답인 상태다. 또 미국대사관 측은 개의 공격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도 뚜렷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18일 호주 언론이 보도했다.
언론에 따르면 수도 캔버라에 사는 여성 리비아 아우어는 지난달 25일 자신의 집 앞 거리를 주인도 없이 돌아다니는 독일 셰퍼드 2마리를 발견했다.
평소 개를 좋아하는 아우어는 혹시라도 개가 차에 치일까 봐 이들을 도로 밖으로 나오도록 부른 순간 한 마리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양쪽 다리와 엉덩이를 물린 아우어는 상처가 심해 병원 치료를 받았고 출근도 못 했다.
아우어를 공격한 개는 인근 미국대사관 소유 주택에 살고 있으며, 이곳에는 외교관이 거주하고 있었다.
이런 사정에 따라 마음대로 시설 안에 들어갈 수도 없어 조사도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캔버라를 관할하는 수도준주(ACT) 당국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아우어는 면책 특권 때문에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우어는 “지금까지 개들을 좋아했지만, 이번 일은 너무 무섭고 딸아이도 걱정된다”며 대사관 측을 상대로 소송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마리의 개 중 한 마리는 아우어를 공격하기 한 1시간 전에는 집 앞마당에서 놀고 있던 4살 여자아이와 그의 엄마도 공격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자아이는 등 쪽에 할퀸 상처가 났고, 엄마는 다리를 물려 멍도 들었다.
아이 엄마는 시드니모닝헤럴드에 “2마리 중 한 마리가 다가와 내 딸을 공격하는 것을 목격했고, 그것은 마치 영화와 같았다”라고 놀랐던 순간을 설명했다.
이밖에 이들 중 한 마리는 지난해 9월에는 다른 개 한 마리에게 피부가 찢어질 정도로 심한 상처를 입힌 적도 있었다.
당시 공격을 받은 개 주인이 미국대사관 쪽에 편지를 써 우려를 표시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당시 수도준주 당국도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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