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민권 취득 요건 강화안 의회서 제동…정부 “계속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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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국제적인 이민 규제 움직임 속에 호주 정부가 강력히 추진했던 시민권 취득 요건 강화 계획이 의회에서 제동이 걸렸다.
18일 호주 연방 상원에서는 정부의 소위 시민권 취득 요건 강화 법안이 야권의 강한 반대 기류 탓에 본격적인 심의조차 이뤄지지 못한 채 자동으로 폐기됐다고 호주 언론들이 19일 보도했다.
정부 측이 너무 높은 수준으로 지적돼온 영어 기준 등 일부 조항의 완화와 함께 시행 시기 연기 등을 내놓으며 법안 살리기에 나섰으나 주요 야당인 노동당, 녹색당, 무소속 의원들의 마음을 돌리지는 못했다.
앞서 정부 측은 ‘호주의 가치’를 존중하는지를 묻는 동시에 영어 능력 요구수준을 대폭 강화하고 시민권 신청을 위한 대기시간도 현행 영주권 획득 후 1년 후에서 4년 후로 크게 늘리는 내용의 법안을 의회에 제출한 바 있다.
이민부 측은 제동이 걸린 뒤 시민권 취득 요건을 강화한다는 데는 변함이 없다며 “무소속 상원의원들과의 협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야당과 소수민족 사회는 이번 결과에 환영을 표시했다.
노동당 측은 “호주에 충성과 헌신을 약속하겠다는 모든 사람을 위한 큰 승리”라고 반겼다.
호주 소수민족 연합단체인 ‘FECCA’ 측도 “이 법안은 호주 시민으로서 환영받을 기회와 권리를 부인하는 것으로 항구적인 하층민을 낳을 수 있었다”며 “다문화 호주사회를 위해서는 정말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야당 등 일부에서는 정부가 다시 새 법안을 들고나올 수 있는 만큼 서둘러 시민권을 받기 위한 절차에 나서라고 조언했다. 또 정부를 향해 지난 4월 시민권 강화안 발표 후 사실상 중단됐던 시민권 심사도 조속히 재개하라고 요구했다.
호주 정부는 지난 4월 자국민 취업을 우선하겠다며 취업비자를 대수술한 데 이어 시민권 획득 조건도 크게 강화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이민 규제에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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