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했더라면…” 호주서 배우 명예훼손 피소 잡지 ‘된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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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호주에서 잡지를 발행하는 독일 미디어 그룹이 호주 출신 할리우드 스타에 대한 명예훼손 관련 소송에서 2억 원가량의 법정 밖 합의를 거부하다 20배 이상의 손해배상금을 물게 됐다.
호주 빅토리아주 대법원은 13일 영화 ‘피치 퍼펙트'(Pitch Perfect) 출연 배우 레블 윌슨(37)이 심각한 명예훼손을 당했다며 제기한 소송과 관련, 바우어 미디어 측에 456만 호주달러(41억 원)를 배상하도록 했다고 호주 언론이 14일 보도했다.
이번 명예훼손 배상 액수는 호주 사상 최고액으로, 종전 기록의 4배나 된다.
바우어 미디어는 20만 호주달러(1억8천만 원)의 법정 밖 화해를 거부하고 소송을 선택했다가 엄청난 비용을 무는 것과 동시에 이미 고전 중인 잡지부문의 출판 전략도 되돌아봐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고 호주 언론은 전했다.
빅토리아주 대법원은 문제가 된 8차례의 보도 내용이 윌슨의 평판에 대한 “미리 계산됐고 근거가 없으며 부당한” 공격이었다고 밝혔다.
법원은 또 “바우어 미디어는 익명과 함께 대가를 요구하는 한 제보자의 주장에 관해 제대로 사실 확인도 없이 기사를 냈다”며 이 보도로 윌슨으로서는 많은 이야기가 조작된 것으로 의심을 받는 등 위선자가 되고 사기꾼이 됐다고 전했다.
런던을 방문 중이던 윌슨은 이번 판결이 나오자 주먹을 불끈 쥐며 만족을 표시했다.
코미디언이기도 한 윌슨은 “길고 힘든 싸움이었고, 돈 때문에 한 것도 아니다”라며 “본업으로 돌아가 모든 사람을 즐겁게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윌슨은 또 이미 말했던 대로 손해배상금은 “몇몇 자선재단에 기부하고 호주 영화산업에 도움이 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우어 미디어가 발행하는 우먼스 데이(Woman’s Day)와 다른 3개의 계열 잡지는 ‘상습적 거짓말쟁이’로 낙인을 찍는 보도를 해왔다는 이유로 윌슨으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이들 잡지는 윌슨이 자신의 나이와 실제 이름, 몇몇 어린 시절의 경험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고 반복적으로 기사화했다.
반면 윌슨은 사실이 아닌 보도로 영화 출연에 큰 지장을 받아 수입에도 타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이 이혼과 외도를 포함한 유명인들의 확인되지 않은 가십성 기사를 주로 다루는 호주 잡지들의 편집 방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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