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찾아 호주 오지 목장 정착한 23살 독일여성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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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사랑을 좇아 지구 반대편의 호주 오지에 새 삶의 터전을 마련했던 독일 20대 여성이 비극으로 생을 마친 것으로 보여 호주 사회에서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19일 호주 언론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남호주 주도 애들레이드로부터 북쪽으로 365㎞ 떨어진 한 대형 농장 주변을 샅샅이 수색하고 있다.
남편 마이클은 최근 경찰이 자신에게 살인 혐의를 두고 수사 범위를 좁혀 오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둘 사이에는 3살과 1살짜리 두 아들이 있다.
많은 나이 차이에도 “하늘이 맺어준 커플”이라며 부러움을 사던 부부가 짧은 시간 후 비극적으로 삶을 마감한 데 대해 주변에서는 큰 충격을 받은 상태다.
두 사람의 인연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19살의 낙천적인 숙녀 탄야는 대학 가기 전에 더 넓은 세상을 보겠다며 호주를 찾았고, 광활한 목장 지역의 한 펍(대중적인 술집)에서 일자리를 잡았다.
탄야는 이때 18살 연상인 마이클을 만나 사랑에 빠졌다.
탄야는 곧 마이클의 광활한 양 목장에서 함께 지냈고, 오지 농장의 행복한 생활 모습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려놓곤 했다.
두 사람은 지난 2월에는 결혼식을 올렸고 탄야의 독일 가족들도 함께했다.
하지만 둘의 결혼생활은 곧 삐걱거리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경찰은 “탄야가 결혼생활이 불행하다는 말을 했고, 이곳을 떠나는 것도 생각하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탄야는 지난 8일 남편 및 두 아이와 함께 애들레이드의 남호주 박물관을 떠나는 모습을 끝으로 종적도 없이 사라졌고, 실종 신고는 남편 마이클이 아닌 독일에 있는 탄야 가족에게서 나왔다.
호주 경찰은 마이클로부터 농장의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마음이 뒤틀린 탄야가 차에서 내려 어딘가로 가버렸다는 진술을 받았다.
경찰은 탄야의 은행 계좌 및 소셜미디어 사용을 살피고, “아이들을 남기고 자의로 떠날 리가 없다”는 탄야 친구들의 진술을 토대로 살인 수사로 전환했고, 마이클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은 마이클이 혐의 인정이나 아내의 행적에 관한 시사도 없이 세상을 떠난 뒤 자원봉사자 등 많은 인력을 동원, 농장 주변을 샅샅이 뒤지고 있으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탄야의 행방이 영구히 밝혀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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