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잠수함 비리’ 연루 女모델 살해범, 호주 망명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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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말레이시아와 호주 언론에 따르면 호주 이민·국경보호부는 지난달 31일 시드니 인근 빌라우드 수용소에 억류된 말레이시아인 시룰 아즈하르 우마르(45)에게 “(보호 비자) 신청과 관련해 불리한 정보를 입수했다”고 통보했다.
시룰은 말레이시아 총리를 경호하는 경찰 특수부대원으로 근무하던 2006년 몽골 출신 여성 모델 알탄투야 샤리이부(당시 28세)를 납치해 살해하고 플라스틱 폭약으로 시신을 훼손한 인물이다.
그는 말레이시아 대법원에서 교수형이 확정되기 직전인 2014년 10월 호주로 도주했다가 체포됐지만, 사형 선고를 받은 범죄자의 송환을 허용하지 않는 현지법 때문에 3년째 억류생활을 해왔다.
현지 언론은 호주 이민당국이 시룰을 비정치적 범죄를 저지른 인물로 판단해 망명 불허 방침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룰이 호주 내 수용시설에 무기한 억류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시룰은 말레이시아 유력자들이 자신을 희생양으로 삼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해 왔다.
말레이시아는 2002년 12억 유로(약 1조6천억 원)를 들여 프랑스 방산업체 DCNS와 탈레스, 스페인 국영조선소인 나반티아로부터 스코르펜(Scorpene)급 잠수함 두 척과 아고스타(Agosta)급 중고 잠수함 한 척을 도입했다.
DCNS와 탈레스 등은 이 과정에서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의 옛 측근인 압둘 라작 바긴다(57)에게 1억1천400만 유로(약 1천500억 원)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의혹을 받고 있다.
시룰에게 살해된 알탄투야는 번역가로 해당 사업에 참여했고 압둘의 내연녀이기도 했기에 말레이시아 야권과 시민단체는 그가 비리를 빌미로 돈을 뜯으려다 정권에 의해 살해됐다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
한편, 알탄투야를 살해한 시룰 등 경찰 특수부대원 두 명은 교수형이 선고됐으나, 함께 기소된 압둘은 2008년 석방돼 유럽으로 망명했다.
나집 총리는 샤리이부 살해 사건과 리베이트 수수 등 프랑스 잠수함 도입 비리와 관련한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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