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사람이냐”…머리채 잡힌 고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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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연합뉴스) 백나용 기자 =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고유정(36)이 첫 정식 재판 날에도 끝끝내 얼굴을 노출하지 않다 결국 머리채까지 잡혔다.
제주지법 형사 2부(정봉기 부장판사)는 12일 오전 법원 201호 법정에서 고씨에 대한 첫 정식 공판을 열었다.
연녹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나온 고씨는 머리카락을 풀어헤쳐 얼굴을 가렸던 예전 모습 그대로였다.
고씨가 법정에 들어서면서 풀어헤친 머리카락 사이로 어렴풋이 얼굴이 비쳤지만, 고개를 푹 숙인 채 빠르게 이동한 뒤 변호인 옆 피고인석에 앉은 탓에 완전한 얼굴은 볼 수 없었다.
일부 방청객은 고씨를 향해 “살인마, 머리를 올려라”며 소리치다 법원 관계자에게 제지당하기도 했다.
방청석 여기저기서 머리를 풀어헤치고 나온 고씨에 대해 머리를 묶고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표출됐다.
고씨는 재판 내내 방청석 쪽으로는 풀고 온 머리를 길게 늘어뜨려 얼굴을 가렸다.
다만 재판부가 있는 방향으로는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 판사들과 눈을 맞췄다.
재판이 끝나고 나서도 고씨는 방청객을 의식한 듯 머리카락으로 얼굴의 3분의 2가량을 가린 채 법정을 빠져나갔다.
고씨가 구속기소 된 후 처음 모습을 드러낸 공판에서도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끝내 얼굴을 가리면서 시민들은 분한 마음에 재판이 끝나고 난 후에도 쉽사리 발길을 돌리지 못했다.
재판이 끝난 뒤 교도소행 호송 버스가 주차된 제주검찰 건물 뒤편에는 교도소로 돌아가는 고씨를 보기 위한 시민과 취재진 수십명이 몰리며 북적였다.
호송 버스는 건물 출입구에 바짝 붙여 주차해 피고인들의 이동 동선을 최소화했지만, 일부 취재진과 시민이 출입구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고씨는 재판이 끝난 지 30분 만에 고개를 숙인 채 다른 피고인들 뒤로 모습을 드러냈다.
고씨가 모습을 드러내자 출입구 가까이 서 있던 시민 한 명이 고씨의 머리채를 잡아당겼다. 이어 주변에 있던 시민 2∼3명도 고씨를 향해 함께 달려들면서 현장은 순간 아수라장이 됐다.
교정 관계자들이 시민들을 막았지만 역부족이었다. 고씨는 출입구부터 호송 차량까지 머리채가 잡힌 채로 10m가량 끌려간 뒤에야 간신히 차에 오를 수 있었다.
고씨가 버스에 오르자, 다른 시민들도 버스 창문을 강하게 두드리며 “고유정 나오라”며 계속 소리쳤다.
버스에 탄 고씨는 허리까지 숙여 얼굴을 가렸다.
이날 고씨가 또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리고 나타났다는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머리카락이 커튼이냐, 왜 자꾸 늘어뜨리느냐” “고씨의 머리카락을 묶든지 자르든지 하라”고 격분했다.
고씨는 지난 6월 5일 신상정보 공개 결정이 내려진 뒤로도 계속해서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리는 등 노출을 꺼리고 있다.
신상정보 공개 결정이 내려지면 실명이 공개되고, 언론 노출 시 마스크를 쓰는 등의 얼굴을 가리는 조치를 할 수 없다.
dragon.m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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