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부, ‘동물해방’ 채식주의자 과격 시위 엄단 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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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연합뉴스) 정동철 통신원 = 호주 정부가 최근 빈발하는 채식주의자들의 과격 시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9일 전국 일간지 디오스트레일리안이 보도했다.
디오스트레일리안에 따르면 지난 8일 멜버른, 브리스번, 골번 등 전국 주요 도시 9곳의 도심과 대형 도축장 등에서 과격 채식주의자들이 쇠사슬로 자신들의 몸을 묶은 채 동물 해방을 주장하며 벌인 시위를 계기로 이들에 대한 처벌이 강화될 전망이다.
스콧 모리슨 연방총리는 전날 시위를 벌인 과격 채식주의자들을 향해 “호주인답지 않은 부끄러운 행동”이라며, 각 주정부에 “이러한 ‘녹색 범죄’에 대해 최대한 엄정하게 법 집행을 할 것”을 촉구했다. 모리슨 총리는 또한 “자신들의 몸을 농장과 도축장 시설에 쇠사슬로 묶는 과격 행동에는 최대 50만 호주달러(약 4억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피해를 본 농민들도 시위자들에게 법적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8일은 호주 축산업계의 동물 학대 실상을 폭로한 다큐멘터리 ‘정복'(Dominion)의 개봉 1주년이었다. 이를 기념해서 ‘정복’의 제작진 주도로 수백 명의 채식주의자들과 동물보호 운동가들이 빅토리아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퀸즐랜드주 등지에서 기습 시위를 벌였다.
시위를 조직한 다큐멘터리 ‘정복’의 감독 크리스 델포스는 모리스 총리의 발언에 대해 “동물 학대야말로 호주답지 않다”고 반박하면서 “축산업의 문제점에 대해 모든 정보를 공개한 후 전국적인 토론을 갖자”고 제안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전날 멜버른 시내에서는 100여명의 시위대가 자신들의 몸을 자동차에 쇠사슬로 묶고 중심 도로를 점거하면서 5시간 동안 교통대란이 벌어졌다. 시위대를 해산하는 과정에서 10대 3명을 포함 주동자 39명이 체포됐다.
또한, NSW주와 퀸즐랜드주의 대형 도축장과 축산농장에도 시위대들이 무단으로 침입해서 쇠사슬 농성을 벌였다.
호주축산협회의 패트릭 허친슨 회장은 “호주 축산업은 220억 호주달러(약 17조6천억원) 규모에 고용 인원만 5만 5천명이다. 농장 시설을 불법 침입하는 시위는 실제로 사업 운영에 큰 위협이 된다”고 우려했다.
dc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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