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정부 12년만에 흑자예산 편성…파격 감세안도 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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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연합뉴스) 정동철 통신원 = 호주 정부가 12년 만에 처음으로 흑자 예산안을 편성해 발표했다.
3일 현지언론들에 따르면 조시 프라이던버그 연방 재무장관은 지난 2일 오후(현지시간) 의회에서 호주 연방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2019~2020 회계연도에 71억 호주달러(약 5조7천261억원) 규모의 흑자를 예상하며, 2030년까지 균형재정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프라이던버그 재무장관은 12년 만의 흑자 예산 복귀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예산이 다시 흑자로 돌아섰다. 호주가 정상 궤도로 복귀했다”고 강조했다.
항목 별로는 사회복지 예산이 1천801억 호주달러(약 145조2천561억원)로 압도적으로 많고, 의료, 교육, 국방 등의 분야가 뒤따르고 있다.
지난해보다 사회복지 예산은 2.39%, 의료는 4.64%, 교육은 6.4%, 국방은 9.9% 각각 증액됐다.
이번 예산안은 다음 달 연방 총선을 앞두고 예년보다 한 달 일찍 발표됐다.
이를 두고 각종 선거 여론조사에서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정부와 여당인 자유국민연합이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선심성 공약이 포함된 예산안을 서둘러 발표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번 예산 세입안에는 야당인 노동당의 공약보다 훨씬 과감한 감세안이 포함돼있어 ‘선거용’이라는 의혹을 짙게 하고 있다.
호주 정부는 세입안에서 향후 10년간 3천20억 호주달러(243조6천627억원) 규모의 소득세를 단계적으로 감축, 2024년 중반까지 중산층과 저소득층 1천330만명의 최고 소득세율을 30%대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중소사업자들을 위한 세금공제도 대폭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호주 정부는 감세를 통해 가계 가처분 소득과 소비가 늘어나면 경제도 활성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총선 경합 지역을 중심으로 1천억 호주달러(약 80조원) 규모의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예산을 편성한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빌 쇼튼 노동당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정부 여당의 예산안을 두고 “총선을 6주 앞둔 시점에서 지난 6년간의 복지 삭감 정책을 호도하는 예산안 사기”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쇼튼 대표는 오는 4일 저녁 의회 연설을 통해 정부 예산안을 비판하고 노동당의 대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시민들의 반응은 혹평과 기대로 엇갈렸다.
유권자 테레스 핀손(68·여) 씨는 “당장 피부에 와닿을 만큼 감세 효과는 크지 않은 반면에 그로 인해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정부 지원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실망스러운 예산안”이라고 혹평했다.
웨이터로 일하는 루크 콜스(25) 씨는 “그저 야심찬 계획일 뿐이라고 말하고 싶다. 왜냐하면 6주 뒤에 총선에서 패배하면 어차피 제대로 실행되지 못할 계획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반면 신문잡지 판매점을 운영한다는 해리 키아디(51)씨는 “감세와 인프라 투자가 많아 이를 통해 고용과 수요가 창출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인상가가 밀집한 이스트우드에서 건강식품점을 운영하는 교민 유인숙(63) 씨는 “이민은 물론 워킹홀리데이 학생들도 줄어 매출이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감세안에 따른 소비 심리의 개선이 경기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dc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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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yingstar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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