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과 먹이경쟁 캥거루 사살 가능”…최악가뭄 호주 ‘궁여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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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최악의 가뭄’으로 신음하고 있는 호주 일부 지역이 가축들 먹이가 부족해지자 ‘먹이 경쟁자’인 캥거루에 대한 사살제한을 완화했다.
몇 달간 비가 내리지 않아 땅이 바짝 말라 가축 방목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캥거루를 희생시키더라도 농가 피해를 조금이나마 줄여보자는 차원에서 내놓은 궁여지책인 셈이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호주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뉴사우스웨일스주(NSW)는 “주 전체가 가뭄 상태”라고 8일(현지시간) 선언했다.
그리고 농민들에게 캥거루 사살권한을 부여하고 권한 취득을 위한 절차도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니얼 블레어 NSW 1차산업 장관은 성명을 통해 “농민들이 역사상 가장 메마른 겨울을 견디고 있다”며 “먹이와 물을 찾아온 캥거루들이 농가에 상당한 압박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블레어 장관은 “많은 수의 캥거루가 물과 먹이를 두고 소와 경쟁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최대한 빨리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독한 가뭄에 당국이 내놓은 고육지책이지만, 일부 동물단체들은 결국 캥거루의 무자비한 죽음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NSW에는 지난 몇 달간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다.
지난 7월 한 달간 강우량은 10㎜가 채 되지 않는다. 1965년 이후 최악의 가뭄이다.
가뭄으로 고통받는 것은 NSW만이 아니다.
말콤 턴불 호주 총리는 최근 “상황이 매우 안 좋다”며 “호주가 ‘가뭄과 홍수의 땅’이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멜버른대 연구진은 이번 가뭄이 400년 만의 최악의 가뭄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가뭄으로 인한 고통은 특히 농민들을 덮쳤다. 농작물과 물, 사료가 부족해지면서 가축을 내다 팔거나 도축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는 호주 축산업 하락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noma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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