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법 기반한 질서’로 이끌어야”…호주 전문가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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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버라=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호주 유력 싱크탱크를 이끄는 국제정치 전문가들은 한반도에서 진행되는 평화 구축 프로세스와 관련해 완전한 비핵화 가능성은 다소 낮게 보면서도 북한과 지속적인 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로리 메드카프 호주국립대 학장은 지난 20일 오후 캔버라 현지 대학에서 가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북한을 ‘법에 기반한 질서'(Rule-based order) 체제로 끌어들일 수 있도록 우리가 모든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호주는 지난해 발간한 외교백서를 통해 법에 기반을 둔 국제질서의 강화를 주창하고 있다. 메드카프 학장의 언급도 북한과의 외교적 협상을 통해 올바른 규칙에 토대를 둔 국제질서의 틀 안으로 북한을 끌어들여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이어 “(미국 등과 함께) 북한과 추가로 소통하는 역할을 누군가 맡아야 한다면 호주가 그걸 할 수 있는 잠재적인 국가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드카프 학장은 다만 “우리는 동시에 현실적이고 조심스러울 필요가 있다”면서 “북한이 진정으로 비핵화로 정책적 방향을 바꾸지 않은 상태에서 북한을 받아들이는 것은 국제 질서에 해로울 수가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나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의 성과를 의심스럽게 생각하는 편”이라며 “향후 (북핵) 문제 해결에 대해 긍정적이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피터 제닝스 호주전략정책연구원 원장도 인터뷰에서 “북한의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며 “북한이 미사일·핵 실험은 하지 않지만 여전히 핵능력을 발전시키며 시간을 벌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이럴 수록) 북한과의 소통과 접촉을 늘려 DMZ(비무장지대)에서의 신뢰있는 관리 메커니즘을 구축해야 한다”면서 “어려운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이를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한국은 (미국 등과) 동맹관계도 최대한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지난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의 결과에 대해서는 대체로 북한의 손을 들어줬다.
제닝스 원장은 “싱가포르 정상회담 승자는 북한”이라며 “김정은 위원장이 잘 플레이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메드카프 학장도 “트럼프 대통령이 주기만 하고 받지는 못했다. 북한으로부터 어떤 새로운 약속도 얻어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메드카프 학장은 한국과 호주가 협력의 주요 고리로 삼고 있는 ‘외교-국방 2+2 협의체’의 역할과 가능성에 대해서는 “깊이있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기 위한 매우 환상적인 수단”이라며 “이 체제 자체가 양국 관계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잘 활용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제닝스 원장도 한국과 호주가 “국방기술 등 분야에서 앞으로 협력할 여지가 많고, 더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인터뷰와 별도로 이뤄진 방문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는 중국의 해군력 증강 등 ‘인도-퍼시픽’ 지역에서의 중국의 과도한 영향력 증대를 경계하는 취지의 언급을 내놓기도 했다.
이번 인터뷰는 호주 외교전략 소개를 위해 인도, 인도네시아, 일본, 한국 언론인을 대상으로 호주 정부가 진행한 초청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hapy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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