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언론위 “세레나 만평, 불쾌할 수 있지만 인종차별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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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경기 중 평정심을 잃은 테니스 스타 세리나 윌리엄스를 거칠게 그린 신문사 만평에 대해 호주 언론위원회가 “일부 독자들이 불쾌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인종차별에 해당하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
호주 언론위는 25일(현지시간) 이러한 판단 결과를 공개했다고 가디언지와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윌리엄스는 작년 9월 9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US오픈 여자단식 결승 오사카 나오미(일본)와 경기 도중 라켓을 코트 바닥에 팽개치고 심판을 향해 ‘도둑’, ‘거짓말쟁이’라고 폭언해 미국테니스협회로부터 1만7천 달러(1천900만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호주 신문 ‘헤럴드 선’은 이 장면을 묘사한 만평을 신문에 실었다가 인종차별·성차별 논란에 휘말렸다.
해당 만평에서 윌리엄스는 큰 입술과 넓은 코, 포니테일 헤어스타일로 묘사됐다. 또 화를 참지 못하는 표정으로 부서진 라켓 위에 뛰어올라 있으며 바닥에는 공갈 젖꼭지가 떨어져 있다.
이를 두고 윌리엄스의 외모가 전형적인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특징으로 그려졌고, 특히 공중에 뛰어오른 포즈가 유인원 같다는 비판도 나왔다.
‘해리포터’의 작가 J.K 롤링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최고의 여성 스포츠인을 이렇게 성차별, 인종차별적으로 비유하다니”라고 적었다.
미국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의 막내딸인 버니스 킹 목사도 “헤럴드 선의 만평은 그런 이미지가 가지는 고통스러운 역사적 맥락, 그리고 편견과 인종차별을 뒷받침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헤럴드 선은 만평에 대해 “풍자와 캐리커처, 과장, 유머를 활용해 윌리엄스가 코트에서 보여준 모습을 담아내려 한 것이고, 공갈 젖꼭지와 점프한 모습을 그린 것은 그녀의 행동을 유치한 것으로 묘사하려는 의도였다”고 해명했다.
헤럴드 선의 편집장인 데이먼 존스턴은 “인종이나 성별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했고, 만평을 그린 만화가 마크 나이트 역시 “윌리엄스의 나쁜 행동을 그린 것이지 인종차별에 관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호주 언론위는 “만화가가 포인트를 살리기 위해 과장하고 우스꽝스럽게 그린 것으로 보이며, 윌리엄스를 유인원처럼 묘사했다기보다는 분통을 터뜨리는 모습을 표현했다는 신문사의 주장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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